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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 퇴직 준비

퇴직금 중간정산 시기와 세금, 언제가 유리할까?

by 뱅크대디 202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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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은 직장인에게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 자산이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자금이 필요하거나, 집을 구입해야 하는 등 상황에 따라 '중간정산'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중간정산은 간단한 결정이 아니다. 법적으로 가능한 시기가 정해져 있고, 세금 부담이나 퇴직 시 실수령액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한 시기, 세금 구조, 그리고 언제 정산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를 정리해본다.

퇴직금 중간정산 시기와 세금, 언제가 유리할까?
퇴직금 중간정산 시기와 세금, 언제가 유리할까?

퇴직금 중간정산 조건과 가능한 시기

퇴직금 중간정산은 아무 때나 가능한 제도가 아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에 따라 일부 제한적인 사유에만 허용된다. 2025년 기준으로 중간정산이 가능한 대표적인 사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보증금이 필요한 경우. 둘째, 본인 또는 배우자,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경우. 셋째, 천재지변이나 화재 등 재해로 인해 경제적 곤란이 발생했을 경우. 넷째, 파산이나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한 경우. 이러한 사유는 반드시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회사가 이를 수용하는 경우에만 중간정산이 가능하다. 특히 '주택 구입'의 경우, 잔금일 이전에만 정산이 가능하며, 부동산 계약서 사본과 무주택 확인서가 필요하다. 한편, 동일 사유로 중간정산을 반복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즉, 단 한 번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중간정산은 실제 퇴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퇴직금 일부를 미리 수령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퇴직 시 수령할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 정말 필요한 상황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충분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중간정산 시 세금, 얼마나 차이나나?

퇴직금을 중간정산해도 그 자체로 세금이 부과되지는 않는다. 퇴직소득세는 퇴사 시점에 일괄적으로 계산되며, 중간정산을 했다고 해서 별도로 과세되는 구조는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는 전체 퇴직소득 공제액과 세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퇴직소득세는 총 퇴직금과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누진 공제되어 계산된다. 그런데 중간정산으로 일부를 먼저 수령하면, 퇴직금 총액이 줄어들고 평균 근속연수가 짧아져 공제율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10년 근속 후 중간정산으로 5년치 퇴직금을 먼저 받았다면, 퇴사 시 실제 적용되는 평균근속연수는 5년으로 간주되어 전체 공제율이 낮아진다. 즉, 중간정산은 단기적으로는 세금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체 세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는 구조다. 특히 퇴직소득세는 금액이 클수록 누진세 형태로 부과되므로, 불리한 시기에 중간정산을 하면 수백만 원 차이의 실수령액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중간정산 금액은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이전되지 않기 때문에,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진다. 따라서 정산 목적이 단순 소비나 급전이라면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보는 셈이다.

언제 중간정산하면 가장 유리할까?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리한 시기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무조건 ‘세금이 적게 나온다’거나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일반화는 위험하다. 하지만 몇 가지 기준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중간정산 사유가 분명하고 절박한 경우다. 예를 들어 무주택자의 전세보증금 마련, 가족의 장기 입원비 등은 퇴직금을 활용할 명확한 목적이 된다. 단, 부동산 계약일과 잔금일 사이, 혹은 요양 진단서 발급일 이후 3개월 이내에만 정산이 가능하므로 타이밍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둘째, 근속연수가 충분히 길어진 이후다. 보통 10년 이상 근속했을 경우 퇴직소득공제 구간이 안정적이고, 중간정산이 전체 세액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근속 5년 이하의 경우 정산 시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셋째, 퇴사 계획이 없는 시기다. 정산 직후 1~2년 내 퇴사를 고려 중이라면, 퇴직금 총액 감소와 더불어 평균근속연수가 낮아져 실수령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임의 퇴사 시 중간정산이 실질적인 자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정산금 사용처가 자산으로 전환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전세자금으로 활용해 주거 안정을 확보하거나, 적립형 상품에 투자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반드시 재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중간정산은 무조건 유불리를 따질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현재 자금 상황, 근속연수, 세금 영향, 퇴사 가능성, 사용 목적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퇴직금은 미래를 위한 가장 안전한 자산이다. 지금 당장의 필요 때문에 쉽게 중간정산을 결정하기보다는, 전체 흐름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중간정산은 한 번의 선택이지만, 결과는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다. 당신의 퇴직금, 꼭 필요한 순간에 가장 가치 있게 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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